임정수 캘리그라피 작가 개인전
ㅡ’10년만의 외출‘
가장 많은 영화 드라마 타이틀과 브랜드 로고등을 캘리 글씨로 쓴 임정수 작가가 지난 10년 동안 작업했던 작품들을 모아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1층(그랜드관)에서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광고회사 부사장, 건설회사 대표로 있다가 캘리 전업작가로, 지도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여 그가 만든 작품 중에 대표 작품 50점을 이번에 모아서 전시하게 된다. 한국 캘리 발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이며, 캘리그라피가 상업예술과 어떻게 결합하고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통하며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회이다.
림스캘리그라피와 한국림스캘리그라피연구소를 개원한지 10년을 맞이하여 인사동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갖게 되었으며, 문하생 작가 139명도 제 7회 정기전 ‘무궁화 글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같은 시기에 전시를 한다.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의 전층 전관이 캘리그라피 한가지 장르만으로 전시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캘리 역사상 최대규모의 전시회이기도 하다. 5월은 인사동이 캘리로 꽃 피는 계절이기도 하다.
임정수 작가는 그동안 3권의 캘리그라피 전문 서적(손글씨담긴이야기, 캘리인문학, 캘리정원)을 출간하였다.그의 전문 서적은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입문자들에게는 가장 대표적인 교과서이다. MBC드라마 ‘무신’을 비롯한 각종 드라마 영화 타이틀, 효성 진흥기업 기업 로고등 우리에게 익숙한 글씨가 그의 작품이다.
2014년 4월 ‘림스캘리그라피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는 연구와 문하생을 가르치는 일을 계속해 왔다. 현재 문하생 작가가 약 500명에 이르며, ‘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를 만들어 한글을 함께 연구하고 매년 전시회를 하고 있다. 이번에 139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단체전을 보면 한글의 아름다움과 함께 한글캘리가 사진 한국화 묵화 서양화등 다른 장르와 만났을 때 그 아름다움이 어떻게 배가되는 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전시로는 부산광역시초대전(부산EXPO유치 기원전시회 “부산에 유치해”), 국립현충원초대전, 평택대학교초대전, 대한민국 국회전등을 열었다. 캘리그라피 장르로서는 처음으로 국립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했으며 3년 연속 전시로 이어졌다. 미국 네바다주 정부초대전, LA 한국문화원특별전, 캐나다 벤쿠버총영사관초대전, 일본 왕예제미술관특별전,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초대전등 국내외에서 총 96번의 전시를 하였다. 한국 캘리 작가들이 해외에서 잇달아 전시를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한글에 대한 국제적 관심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같은 활발한 해외 전시를 기획하고 기여한 공으로 임정수 작가는 미국 정부 상원과 하원에서(2019년, 2022년)표창을 받았으며 네바다주정부, 라스베이거스시장, 미국 LA주지사로 부터도 표창장을 받았다.
[ 내가 어린 왕자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
컴퓨터와 디지털의 등장으로 3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4차 산업혁명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물론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디지털 혁명으로 우리의 환경은 갑자기 온오프의 융합 중심으로 바뀌었다. 아니 이 혁명은 융합이 아니라 디지털의 지배라는 표현이 맞다. 챗gpt로 우리 앞에 다가선 인공지능을 지닌 거인은 사람의 지능을 훨씬 넘어섰다. 인간의 힘으로 만든 거인은 우리를 육신적으로 편하고 풍요롭게 하였지만, 상대적으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직감과 감성의 아름다움은 디지털의 변방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내가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했을 때 어린왕자 임정수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그렇다.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던가? 어린왕자도 그랬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야." 임정수는 이런 시대를 예견했을까? 시대를 거스르며 먹물과 붓을 잡았다. 그는 보이지 않는 심연(深淵)을 성찰할 수 있는 심안(心眼)을 지녔다. 사막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어디엔가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임을 어린왕자 임정수는 알고 있다.
감성적 아날로그 요소를 가진 캘리그라피는 디지털에 밀려 소외된 우리의 감성을 되살려 표현하는 매력적인 도구가 되었다. 캘리그라피는 글이라는 인문학적 바탕을 가진 예술이기에 어린왕자 임정수의 진가가 나타난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이후의 행적은 별나라와 온 세상을 돌아보고 온 어린왕자와 닮았다. 그는 젊은 시절 고등학교 교사를 하였다. 대기업의 임원을 거쳐 건설회사의 대표이사도 지냈다. 종합광고대행사의 부사장을 지냈고 서울YWCA콘서트콰이어 지휘자를 지냈다. 지금은 '림스 캘리그라피'의 대표와 사단법인 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의 이사장으로 수많은 문하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는 글꽃이다. 글자가 캘리그라피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학적 글꼴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감정을 가진 글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글을 읽는 대중은 마음으로는 글꽃을 감상한다.
그의 캘리그라피는 독립적 이미지로만 존재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지니기에 그의 삶 속에서 만난 경험이 캘리그라피가 자칫 가벼움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글의 함의(含意)와 장중함을 만들어 낸다.
임정수는 어린왕자를 닮아 어른들이 가는 길을 쫓지 않는다. 글을 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글 표현의 낯섦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감성을 그려낸다. 앞으로 그가 어떤 글과 이야기를 써갈지 무척 궁금하다.
우리는 어린왕자를 통해 우주적 동경과 인간적 진실의 신화를 넉넉하게 가늠해 보고 그와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한 백 진
•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명예교수
• 단국대학교 예술대학장 역임
• 사)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명예회장
•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초대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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